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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"배부른 선수들, 정신상태가 틀렸다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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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0-08-23 11:35 조회11,007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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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"배부른 선수들, 정신상태가 틀렸다"
    [조선일보] 2010년 08월 21일(토) 오전 02:55
     
    "한국 테니스는 지금이 최악입니다. 이대로라면 앞으로 10년 동안 메이저대회 16강 진출자를 볼 수 없을 겁니다. 왜 이렇게 됐느냐고요? 후배들의 정신 자세가 틀렸기 때문이지요."
     
    한국 테니스의 '황제'였던 이형택 (34)은 피가 끓어오르는 듯했다. 그가 2008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에 참가한 이후 한국 선수 누구도 더 이상 메이저 무대를 밟지 못했다. '암흑기'가 시작된 것이다.



    지금 그는 '이사장'이라는 낯선 직함을 갖고 있다. 작년 11월 은퇴한 뒤 춘천 송암동 스포츠타운에 자기 이름을 딴 테니스 아카데미를 세웠고 재단 이사장이 됐다. 횡성이 고향인 이형택은 고향 강원도에서 후배를 육성하고 있다.
     
    왜 이렇게 된 걸까. 이형택이 말했다. "요즘 한국 테니스는 뭔가 거꾸로 됐어요. 해외무대에 도전하는 게 아니라 국내에서만 뛰는 선수들이 선망의 대상이 됐어요. 운동량도 적고 편안하고 '월급쟁이' 신분도 보장되니까요."

    이형택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업 테니스 선수들은 보통 2년에 한 번씩 팀과 계약한다. 한 팀에서 2년 뛰고 다른 팀으로 옮기면 연봉 외에 두둑한 계약금이 보장되니 전세 계약하듯 팀을 바꾸는 '철새'들 천지라는 것이다.

    랭킹은 세계 300위 밖인데도 수입이 한 해 1억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. 이형택은 "선수들은 지원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부족한 실력으로 이렇게 대접받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"이라고 했다.

    선수들 배가 부르니 지도자들도 하드 트레이닝을 엄두도 못 낸다. 힘든 훈련시키면 다른 팀으로 가버리면 되기 때문이다. "지금은 남자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 출전하는 대표선수가 5세트 한 경기를 소화할 체력이 안 됩니다."

    '진짜'냐고 묻자 '이사장'이 말했다. "체력 훈련 자체가 안 돼 있기 때문입니다. 경기가 끝난 후에 복습 겸 훈련이라도 하려면 선수들이 입을 내밀며 이래요. '또 연습이래, 와~'라고요."

    한때 전국체전용 선수 양산(量産)시스템으로 육상이 꼽혔지만 몰락한 테니스의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. 더 안타까운 것은 어린 10대 선수들조차 이런 분위기에 점점 물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.

    세계남자프로테니스협회 홈페이지에 이형택은 '한국에서 가장 고독한 선수'로 나온다.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제무대에 도전해 US오픈에서 두 차례(2000·2007년)나 16강에 진출한 점을 높이 산 것이다.

    그것은 공짜로 얻은 결과가 아니었다. 현역 시절 그는 해외에 나갈 때 가방 안에 철제 아령을 챙겨 넣고 다닐 정도였다. 이형택은 "요즘 후배들을 보면 '내가 참 성실하게 생활했구나'하는 생각이 들 정도"라고 했다.

    "20대 초반, 중반인 국가대표 후배 선수들의 훈련량이 30살 넘은 저보다도 적어요. 저한테 (연습경기) 지고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걸 보면서 짜증도 났고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."

    [춘천=김동석 기자 ds-kim@chosun.com 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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